지능이 낮다거나 몸이 아프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데요, 뭔가 설명하기 애매하긴 한데... 저는 남들에 비해 뭔가 좀 모자란 사람처럼 느껴 집니다. 일단 어릴 때부터 느끼는 건데 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느린 것 같아요. 생각도 느린데 행동은 더 느려요. 글을 써야하는 수행평가 시간에 손이 느려 분량을 겨우 채우거나 채우지 못해 감점이 된 적도 많습니다. 책 한 권을 읽을 때도 한참 걸리고 무언갈 만드는 것이 취미인데 너무 오래 걸려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못해요. 가장 큰 문제는 사회성이 부족해요. 그냥 겉친구 사귀는 건 할 수 있는데 따로 연락하고 학교 밖에서 놀만한 진짜 친한 친구는 사귀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네요. 제가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서 친해진 적도 없고 친구 관계를 지속하는 방법을 몰라 학년이 바뀌면 멀어지는 1년짜리 친구밖에 없었어요. 작년 까지만 해도 친구가 없는 것이 외롭고 슬펐는데 이제는 그냥 외로운 감정도 무뎌져서 안 느껴져요. 혼자서도 더 잘 놀게 되었고요. 하지만 가끔은 쓸쓸해요. 평생 혼자 살아야 하나, 결혼식엔 부를 사람이 없겠구나, 애초에 동성 친구도 못 사귀는데 이성 친구는 사귈 수 있으려나? 이런 쓸데없는 생각도 들고 다른 아이들이 서로 떠들고 웃는 모습을 보면 부러워요. 친한 친구들과의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것이지만 저는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요.(사실 사회성 부족에 대해서 할 얘기는 유년시절 부터 해서 아주 산더미인데, 손가락 아파서 그만 쓸게요.) 유일하게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핸드폰 뿐이다 보니 중독 수준으로 핸드폰을 놓지 못했고, 핸드폰을 보느라 공부를 정말 안 했어요(당장 내일, 아니 열두시 지났으니 당장 오늘이 시험인데도 공부 하나도 안 하고 지금 까지 핸드폰으로 지식인에 글 쓰고 있는 거 보면 답 나오죠?). 사실 핸드폰 중독은 핑계고 그냥 공부를 너무 하기 싫었어요. 그 덕분에 성적이 많이 낮아요(5~7등급 정도... 가장 중요한 영어는 진심 초등학생 보다도 못해요). 평생 제대로 된 꿈이 없었어서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막 살다가 이제서야 가고 싶은 학과가 생기긴 했는데 제 성적으로는 가기 조금 힘들어요. 근데 애초에 저를 뽑아주는 직장이 있을까요? 행동도 느리고 멍청한데 말이죠. 행동이 느린 사람이 하기 좋은 직업이 있을까요? 알바 같은 거 말고, 적어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버는 직업이요.*알고 계신 것 있다면 추천 부탁드려요* 빨리빨리의 민족인 우리나라에서 느긋한 성격으로 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요. 혹시 여기 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실까요? 있다면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! 새벽에 쓰는 글이라 그런지 내용이 참 중구난방이네요. 그냥 어디 털어 놓기도 뭐 하고 그래서 여기에라도 써 봤어요. 작년 까지만 해도 이런 글 쓰면 우울해져서 우느라 다 쓰지도 못하고 지워버렸었는데, 이젠 별로 슬프지도 않고 무덤덤합니다. 즉, 괜찮다는 뜻 이에요. 그니까 저에 대한 과도한 걱정은 하지 마세요(스스로 하는 걱정 만으로도 충분함). 제가 더욱 성숙한 내면, 더욱 나은 마음 가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조언해주세요. 정신 좀 차리라고 욕하셔도 좋습니다.
내면이 성숙하고, 남이 하지말라는거 안하고, 특히 적극적으로 도와주거나 마이쮸 하나정도 건네는, 아주 사소하지만 작은 나눔만 있으면 충분히 찐따 라는 프레임은 벗어날 수 있습니다.